익숙한 길 대신, 오늘은 일부러 새로운 길로 걸어보기로 했다. 평소 지나치던 교차로에서 방향을 틀어본다. 낯선 거리, 처음 보는 가게들, 모르는 동네의 골목길. 조금은 어색하지만, 그만큼 신선한 기분이 든다.
천천히 걷다 보니 작은 공원이 나왔다.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린다. 아이들은 뛰어놀고,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들도 보인다. 나무들은 초록 잎을 흔들며 바람을 맞이하고 있다. 언제나 같은 길만 걸었다면 몰랐을,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조금 더 걸어가니 오래된 책방이 보였다. 문을 밀고 들어가자, 나무 서가에 빼곡히 꽂힌 책들이 반긴다. 손에 닿는 대로 책을 펼쳐보며, 낡은 페이지에서 묵직한 종이 냄새를 맡는다. 가게 주인은 조용히 책을 정리하며 이곳을 지키고 있다.
책 한 권을 골라 나와 다시 길을 걷는다. 돌아가는 길은 아까보다 더 가벼운 기분이다. 낯선 길을 걸으며 새로운 풍경을 만나는 것. 그것만으로도 하루가 조금 더 특별해진다. 때때로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